본문 바로가기
여행일기

중국 일주 1번째 도시 대련여행

by 긍정판다 2021. 6. 21.

그렇게 연구소를 후딱 정리하고 그냥 다 털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이전에 모았던 돈과 연구소에서 노예로 지내며 얼마 되지도 않는 프로젝트 비용, 연구비로 모은 돈을 친누님에게 전세 보증금에 보태라며 여행비만을 제외한 내 전재산을 다 드리고 나는 출발했다. 

 

BGM 선곡은 마골피 '비행소녀'

고3 때 우연히 교육부에서 보내준 중국 교류 프로그램으로 떠나는 비행기에서도 들었던 노래다.

이륙 전 꼭 들어보길 바란다.

 

처음 혼자 타보는 비행기!


사실 해외는 대외활동왕으로서 꽤나 다녀왔지만 이렇게 혼자 출국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비행기 표 발권부터 보딩패스 절차를 따라만 다녀봤지 정확히 숙지하지 못해 첫날부터 되게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다행인것이 첫 방문 지역은 대련이었는데 대학원 동기인 중국 친구가 사는 곳이어서 안심이 되었다. 

대련 공항에 내려서 주차장에 가보니 중국인 친구가 여자 친구와 함께 벤츠를 끌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친구는 대련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살고 있었고 여자 친구가 대련에 살며 차도 여자 친구 차였다. 자신의 고향보다는 대련이 교통과 놀거리가 좋다 판단하여 이리로 초대한 것이었다.

확실히 중국인들이 한번 연을 맺으면 의리가 좋다는 말을 느끼는 순간이다(뒤에 관우상과 함께 의리 이야기가 많을 예정이다).


대련 시내로 가서 백화점 푸드코트의 회족풍의 가게로 들어가서 양고기와 오리고기 등의 음식들을 먹었다. 역시나 상은 다 먹지도 못할 음식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대련'역'으로 대련-연태 가는 배표를 미리 예약하러 갔다.
3등a를 200위안 주고 구입했다.



생애 처음으로 혼자 중국 지하철을 타고 여순감옥 가기!


 아침 잠이 많은 친구 몰래 새벽 일찍 나왔다. 대련 시내에서 여순감옥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안다. 부담주기 그래서 점심 전에 돌아오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출발했다. 자신감 있게 출발했다. 바이두 맵 따라 1km 정도 걸어서 지하철역에 도착, 2번 환승해서 무사히 여순 역에 하차. 택시 타고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는 것을 몇 원 아껴보겠다고 역 앞에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바이두 맵에서 버스번호를 안내해주어서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을 갔는데 양 방향 중 어느방향에서 타야 하는지 헷갈리기도 하고 버스가 자주 안 왔던 건지 중국어로 문의 및 소통이 어려워 버스는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택시를 타러 역 반대편으로 갔으나 이미 블로그들을 통해 가격이 얼마쯤인지 아는데 족히 5배는 넘게 부르더라.

한통속인지 물어보는 택시마다 가격을 속였고 화가나서 지도를 보며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처음 혼자 중국에서 걷다보니 겁이 나기도 하고 한참을 걸어도 이거 도저히 택시 탈 그런 곳이 안 나올 것 같다는 두려움에 역으로 다시 돌아와서 친절하게 보이는 젊은 학생한테 가서 도움을 요청했다. 친절히 직접 택시 잡아주시고 가격도 흥정해주셨다. 가격은 몇 원 더 비싸게 준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는 누가 봐도 사기 치기 쉬운 완전 초짜 외국여행객 느낌이었을 것이다) 

갔더니 입장시간이 정해져있었고 바로 옆 매점으로 갔는데 진짜 먹을 것이라곤 전혀 없었다. 견과류 과자 하나 사서 대충 허기를 달랬다.

여순감옥 입장시간


30분 정도 기다렸나? 조선족의 단체 관광객이 왔다. 한국말해주는 가이드도 있길래 자연스레 뒤로 붙어 같이 입장했다. (뒤늦게 알았는데 여기 자체에 가이드가 원래 있는 것 같다.) 혼자 몰래 단체에 따라붙어서 가이드 설명 듣다가 혹시나 들으면 안되는 것인줄 알고 들키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에,
단체가 길게 떨어져서 가는 대형일 때는 자연스레 붙어서 듣고 뭉칠 때면 혼자 멀리 떨어져 다른 것 보는척 하며 혼자 쇼를 하며 열심히 구경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좁은방에서 난방 장치 없이 지내는 것, 사형 장소, 그리고 마지막 안중근 의사의 흉상과 헌화, 손도장 사본들이 기억난다. 역사적인 장소가 없어지지 않고 이렇게 타지에서 잘 보관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기도 했다(이것을 계기로 추후 중국 일주 하는 동안 역사 공부를 꽤나 하게 되었고 많은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광안리 + 여의도 공원 느낌의 아시아에서 가장 큰 성해광장

점심은 간단히 숙소 근처에서 해산물을 먹었다. 확실히 한국 유학을 한 친구여서 메뉴 선택이 너무 좋았다. 해산물을 직접 골라서 고른 재료로 짬뽕을 만들어주는 식이었다.
그리고 성해광장으로 옮겼다. 진짜 컸다. 그리고 사람도 진짜 많았다.
여행 목적이 씁쓸한 마음이어서 그런지 수많은 가족 단위의 사람들을 보니깐 괜히 울적했다.

광장에 서 있다보면 중국사람들은 정말 자식을 끔찍이 아끼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여하튼 성해 광장엔 놀이공원도 있고 큰 다리도 있고 비둘기도 많다.
시간 남으면! 산책하기 좋은 것 같다. 일정이 타이트하면 굳이 갈 필요는 없을 듯하다.




대련 최고의 야경, 뷰시티 카페

중국 친구가 말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어떻게 찾았어?" 그 정도이다. 사진부터 보자.

대련 뷰시티 카페
대련 뷰시티 카페 조망
대련 뷰시티 야경


외진 곳에 카페가 있었다. 가는 도중에도 여기로 가는 것이 맞냐며 서로 계속 물을 정도로 외진 곳에 있으며 가는 길은 진짜 그냥 어느 평범한 동네였다. 빌라 사이 오르막길을 계속 올랐다. 산꼭대기쯤에 있었다.

中山区观象街74号

대련 뷰시티 카페 가는길


해질 때까지 실내를 구경하며 친구의 여자 친구분께서 피아노 연주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언젠가 피아노를 배워서 이런 곳에서 멋지게 연주해보고 싶다는 상상도 해봤다.
리하이(대단해)! 리하이! 를 외쳐주겠지.

중국 일주의 첫 방문지가 대련이었는데 여기 높은 데서 대련을 쭉 보니깐. 중국 정말 잘 산다는 것을 느꼈다.

우주도시 느낌의 대련

 

*19년도에 영업 종료한 것으로 확인됨!(그래도 여기 근처로 오면 야경을 볼 수는 있겠죠....)



타이밍을 놓친 러시아 거리, 동방수성 관람

친구 말로는 시간도 늦었고 비시즌이라 수리 중으로 볼 게 없다고 하여 밤에 차로 쭉 둘러보기만 했다.
밤늦게까지 활성화돼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느끼는 하루였다.

대련 러시아 거리
대련 동방수성


훠궈를 배 터지게 먹고 로컬 마사지샵을 갔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대련을 떠나는 날이다. 떠나는 친구에게 만두를 사주는 것이 전통이라며 아점으로 만두를 먹으러 갔다.


그렇게 배를 타러 기차역을 갔고, 이제 진짜 혼자만의 여행이 시작된다.

 

대련은 2018.1.27. ~ 29. 까지 있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