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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중국일주 6번째 싼먼샤 여행) 삼문협에서 방황하다.

by 긍정판다 2021. 7. 2.

정저우에서 떠나는 날이다.
친구의 현지 친구들은 설날을 앞두고 있어서 이미 고향으로 다 떠났다.

중국친구가 마지막으로 나를 정저우 기차역으로 데려다 주는 것으로 정저우와는 짜이찌엔이다.

처음으로 혼자서 고속전철을 타보는 날이다. 긴장 두근두근.
지금 생각하면 처음 타보는 것을 어떻게 혼자 탈 생각했는지 나 자신이 놀랍다. 중국어도 기본만 하는데 말이다. 

처음 고속열차를 타보는 날

다음 목적지는 또 다른 중국친구가 사는 입분(린펀)인데 가는길에 싼먼샤(삼문협)을 들렸다 가보려고 한다. 싼먼샤(삼문협)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인 싼먼샤 댐이 있다. 그리고 삼국지나 역사책에서 들어본 함곡관(한구관)이 있다. 협곡을 지나는 유명한 관문이며 천하제일험관이라고 불린다.

뤄양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싼먼샤, 삼문협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바로 풀고 함곡관을 가기위해 서둘러 나왔다. 
링바오현에 있는 함곡관.
난공불락 함곡관은 주변의 산맥이 거치는 곳으로 그 유명한 '한 사람이 막아서면 만 사람이 지나갈 수 없다'는 말의 장소다. 그리고 계명구도(닭 울음소리를 내고 손쉽게 지나가다)라는 고사성어의 장소이기도 하다. 
노자가 도덕경을 집필한 곳으로 현재는 노자의 큰 동상이 있고 당시의 건물과 물건들이 보전되어 있다고 해서 방문하면 의미 있을 것 같아서 꼭 방문해보고 싶었다. 

링바오현(영보)는 기차역에서 2시간은 갔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농어촌 버스 같은 15인승 버스 크기만한 버스를 타고 시외로 넘어가는 것이었다. 도로도 잘 안닦여 있어 얼마나 흔들흔들 되던지. 잘가는 건가 싶기도 하고 걱정되서 당시 위챗에 글 올리기도 했다. 이동 상황을 남기고자 했던 것 같다. 정말 우리나라로 따지면 전남의 장흥 같은 외진 곳에 위치한 시골길을 혼자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는 것이다. 

 

버스에는 안내원이 한명씩 타고 계신데 도착하자마자 여쭈었다. 샨먼샤로 돌아가는 버스는 몇시인지 물었더니 어디가냐고 하셨다. 그래서 함곡관 간다고 하니 
"너 지금 함곡관 가면 싼먼샤 돌아가는 버스 놓친다"
"그럼 택시타고 가서 사진만이라도 찍고 오겠다"
"우리는 30분 있다 마지막 차다. 가는데만 30분 걸릴 것이다."

충격적인 소식에 낙담했다. 내일 린펀에서 약속한 것이 있어서 일정을 변경하기는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버스에서 30분 앉아 있다가 싼먼샤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주머니와 대화나 나누었다. 
"그럼 지금 싼먼샤로 돌아가면 가볼만한 곳이 있는가?"
"시간이 애매하지만 산책할 수 있는 곳은 있다. 싼먼샤 도착하면 내 아들을 버스 정류장으로 나오라할테니 버스 타는 것을 도와주라고 하겠다."
이렇게해서 도움을 받게 되었다. 싼먼샤에 도착하니 이미 6시가 넘은 깜깜한 밤이었다. 아들분이 진짜 나와서 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여기 한자 적힌 곳에서 내리면 된다고 알려주기 하였다.  너무 감동이었다. 내가 4시간이나 버스만 탄 것이 안쓰러웠을 수도.

 

중국에서 놀랐던 것은 버스 내부에 전광판에 중국어, 영어 안내가 잘 되어있다. 다음 하차역 영어 안내가 정확한 타이밍에 보여지고 있었다. 추후에 한국 돌아왔을 때 지방 국내버스들을 보았는데 정말 영어 안내도 부족했고 안내방송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전광판 안내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여행하기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중국에서 저렇게 시골인 곳이 안내를 더 잘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덕분에 나는 중국어 수준이 '하'인데 불구하고 일주를 할 수 있었다.
 
처음 혼자 시내버스를 탔던 날이다. 연초인데 시골이라 그런지 외국인을 아직도 단 한 번 보지 못했다. 내가 말하지않으면 당연히 중국인으로 보겠다 싶어서 한국인척 티를 내어 말동무나 찾을 겸 어리숙한 티를 더욱 내면서 일부러 길을 물었다(또 관종 시작했닼ㅋㅋㅋ). 나의 발음에 버스안의 사람들이 다 쳐다봤고 나는 타이밍 맞춰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했다. 역시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한마디씩 내뱉는다. 
"안.녕!하.세.요. 대단하다."

이렇게하다 정말 친구를 사귀기도 하지만 반면에 내가 연약해 보였으면 위험했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이렇게해서 여행 중에 정말 많은 친구를 사귀기도한다.


산주공원(陕州公园)에 겨우 도착했다. 안타깝지만 이미 불이 다 꺼져있다. 다행히 여기는 산책하는 장소인지 입장을 막지는 않았다.

陕州公园 싼먼샤 산주공원


구글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장소이다. 유명한 것은 '명나라 석조 아치길'과 유명한 바오룬 탑, 산책길, 큰 호텔이 있었다. 아쉬운대로 한참을 한바퀴 돌았다. 지금에서야 알았지만 큰 탑은 유명한 탑이었다. 宝轮寺塔이었다. 유명한지도 모르고 사진도 안찍었다.

明代石牌坊, 명나라 석조 아치길



한참을 산책하다 마지막 버스 차량 시간에 맞춰 잘 타고 숙소로 넘어왔다.
배가 고파서 한참을 시내 같은 곳을 걸었지만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다 닫았고 먹을만한 마땅한 곳이 없었다.

또 걷기만 했다. 겨우 편의점을 찾아 컵라면을 숙소에서 먹었던 것 같다.

 

그렇게 아쉬운 싼먼샤, 버스만 4시간만 탄 하루가 정리되었다.


내일은 드디어 설날, 친구네 동네로 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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