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숙취와 함께 늦잠을 자고 일어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늦장을 부렸다.
오늘은 용문석굴을 가기위해 뤄양(낙양)으로 넘어왔다. 삼국지에서만 보던 낙양이다. 이름만 들었던 낙양, 낙양 하는 곳에 와보니 신기했다. 너무 일찍 와서 기다리는 동안 지나가는 아저씨가 저기 유명한 절이 있다고 해서 갔다.
당시에는 매표소도 있는것으로 보아 유명하나 보다 했는데 여기가 어딘가해서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가 않는다. 처음엔 유명한 절인가 해서 백마사인가 했는데 아니다. 중국 사이트에서 겨우 찾았는데 광화사다. 나름 천년고찰이라고 적혀있는데 한국 사람 중에는 아무도 가보지 않았나 보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절이 백마사와 같이 되게 이국적으로 생겼다. 꼭대기쯤에는 사진 촬영 금지라며 실내로 들어가는 곳이 있었는데 불상이 백개는 넘은 것 같은데 줄지어 앉아 있었다. 실내가 동굴 느낌이 났었다. 절이 전체적으로 이국적인 느낌도 나는데 관광객도 없어서 신비로운 느낌이 나긴 했었다. 하지만 다시 가라고 하면 백마사를 들렸을 것이다. 아침에 시간이 비어서 가긴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절에는 귀여운 불상이 있는데 친구가 선물이라며 그 귀여운 불상 닮은 피규어?라고 해야 하나 세트를 사줬다. 고이 모시고 있다.
그리고 용문석굴로 이동했다.
용문석굴은 중국의 3대 석굴 중 하나이다. 나머지 두군데는 언제 가보려나.
가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그 옛날에 이게 어떻게 사람이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조각 조각마다 그 섬세함. 조그만한 굴마다 불상이 있다.
아쉬운것은 목이 없는 부처상들도 많은데 문화 대혁명 때 없어진 것도 있다고 한다.
처음 입구에는 조그만한 부처상들이 있어 귀엽네하고 있었는데 뒤에 가면 짜잔.
이 계단을 올라가면!!
이집트는 안가봤지만 이상하리 이집트 같다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여기 서있으면 신기하면서도 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상상을 해보자. 그 옛날에 타 지역에서 낙양에 놀러 왔다가 길도 안 닦여 있는 흙길을 터벅터벅 걷다 오른쪽을 돌아봤는데 이런 거대한 석상들이 있으면 얼마나 소름 끼칠 정도로 놀라울까.
불상 크기는 17m 정도 된다고 한다.
반대편에서 찍어보면 이렇게 생겼다.
백거이 묘가 있는 향산과 용문산은 안 갔다. 중국 친구의 친구들이 이미 다 봤다고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는 괜찮다고 보고 싶으면 다 보라고 했지만 산을 더 올라가기도 귀찮기도 했다. 진짜 중국은 관광지도 넓다.
관림으로 넘어갔다.
조조가 관우를 왕의 신분으로 제사를 지내준 곳이라고 한다.
관우의 머리가 묻혀있는 곳으로 마치 작은 언덕처럼 생겼다.
많은 곳에서 관우를 모시는데(가정집마다 관우상이나 사진들이 붙어있는 것을 자주 봤다) 관림은 중국 최초의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라고 한다.
관'림'은 5A이다. 중국은 관광지마다 등급을 매겼는데 관우의 묘는 최고의 5A이다. 의리를 중시하는 것을 반영한 것인지.
특히나 놀라운 사실은 예전에 외교부 교류 프로그램으로 공림에 간 적이 있다. 황제의 묘는 능, 그 이상인 성인의 묘는 림자를 붙인다고 한다. 공자와 같은 '림'이다.
그 당시에 번역기를 돌려가며 쓴 중국 일기가 있는데 올려본다.
关羽也是人, 建龙门石窟的也是人。 关羽留下了名字, 但后者没有名字。 我们都想成为什么样的人?
관우도 사람이고 용문석굴을 건축한 사람도 사람이다. 관우는 이름을 남겼지만 후자는 이름이 없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오랜 유적을 보면서 어울리지 않는 감성에 푹 빠졌었다. 인정한다.
다시 정저우로 오는 길에 아울렛 같은 곳에 들러 친구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선물을 하였다.
정말 2박 3일 동안 돈 한 푼도 안 썼다. 돈도 돈이지만 이렇게 이곳저곳을 안내해주고 데리고 다녀준 중국 친구와 운전도 해주며 함께해준 친구의 친구들도 너무 고맙다. 결혼할 때 삼성 가전제품 사준다 했는데 얼른 돈 많이 벌어서 한국투어 시켜줘야겠다.
아직 안 끝났다. 신기한 것을 또 발견.
오는 길에 딸기 농장이 있어서 딸기를 사는 것인 줄 알았는데 직접 따서 딴 만큼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다.
실컷 땄다. 돌아오는 길에 밴에서 딸기를 먹으며 중국 유행 가요를 따라 부르며 정저우로 넘어왔다.
의리 넘치는 정저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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