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러 '대련역' 도착! 그냥 동생들이 안내해주는 곳으로 따라왔다.
처음엔 대련역인줄도 몰랐고 '여기가 항구인가?' 의구심조차도 없었다.
기차역 오른쪽편에 티켓 파는 곳들이 있었고 구석에 대합실이 있었다.
여기서 기다리자고 하는데 그때부터 배 타는 곳이 바다도 없고 신기하네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대련역에서 항구 가는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었다.
3등 A석 표를 들고 대합실에서 기다리면서 같은 배를 타는 연태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드라마를 매우 좋아하신다면서 나를 반겨주었다.
30분 넘게 기다렸나? 동생이 배 타는 시간이 다됐는데 버스가 안 오지 하더니 안내소로 물으러 갔다. 이미 셔틀버스가 갔단다. 동생이 황당해하며 아까 우리 기다린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식으로 얘기하자 안내소에서는 나 몰라라는 식으로 모른척하는 듯 하였다. 그때 갑자기!!! 연태 아주머니 등장. 폭풍 화를 내신다. 역시 어머니들의 항의는 아무도 막을 수 없지. 안내소에서는 '알겠다. 알겠다.'는 대답과 수긍하는 듯 보였다.
동생에게 물어보니 아주머니께서 나의 표까지 환불받을 수 있게 이야기를 잘해주셨다고 한다.
표를 교체하고 바로 다른 셔틀버스를 탈 수 있었다. 동생은 아주머니에게 나를 잘 데리고 다녀달라고 부탁하셨다. 아주머니는 걱정 말라 하시고 친구와 나는 그렇게 헤어졌다.
이 연태 아주머니께서 진짜 항구 도착했을 때도 유치원 아들 데리고 다니는 것 마냥 계속 뒤돌아 보며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셨다. 항구에서 짐 검사하는데 "이 친구 한국 사람!"이라며 자랑하듯 나를 떠밀었다.
"뭐 검사할 것이 있겠냐."는 제스처였다. 보란듯이 너를 케어해주겠다는 과한 모션과 행동들. 너무 좋았다. 진짜 중국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
배를 타는데 승무원들이 나를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한국사람 튀가 나는가 보다. 그리고 아주머니는 내 룸까지 데려다주고 나중에 다시 오겠다며 내 룸 사람들에게도 부탁한다고 이야기하고 가셨다.
나는 2층 침대였는데 배낭만 두고 구경 나가기 불안해서 배낭끈과 챙겨 온 자물쇠로 침대와 묶었다. 주변 사람들이 괜히 심적으로 불편해할까 봐 몰래 누워서 묶었다.
그리고 셀카봉을 챙기고 갑판위로 올랐다. 워낙 큰 배라 흔들림도 없었다. 사진 몇 장 찍어줬다.
그리고 내려가서 배 실내를 구경했다. 너무 한국인을 반겨주니깐 괜히 더 어슬렁 거리기도 한 것 같다.
"나 한국인 왔어요~~" 이 느낌?
6시간 정도 걸려 연태 항구에 도착했다. 역시나 아주머니가 룸으로 데리러 오셨다. 버스로 갈아타러 걸어가는데 빙판길에 혼자 넘어지는 몸개그를 펼쳤다. 나름 운동 좀 한 건장한 남자인데 아이같이 대해주니깐 정말 여려진 기분이랄까...
귀엽게도 넘어졌다 정말.
버스까지 타고 가는데 아주머니가 여행 재밌게 해라며 먼저 내리셨다. 그 와중에도 다른 분에게 나 어디서 내려하는지 알려주라며 부탁하고 가셨다. 너무 감동이었다.
나도 시내 같은 곳에서 내려 바이두맵을 따라 미리 씨트립으로 예약해둔 숙소를 찾아 걷기 시작했다. 9시도 안된 시간인데 겨울이라 그런지 우리나라와 다르게 거리엔 사람이 없었다. 택시 타기는 아까워서 3km 정도를 걸었다.
큰길에 내가 찾던 숙소가 있었다. 난 분명히 가격이 싼 숙소를 예약했는데 너무 좋아서 당황했다. 역시나 들어가니깐 이름이 같은 다른 숙소였다. 물어물어 한참을 걷다 골목길로 들어가는데 죄다 빨간 등이라 너무 겁났다. 첫 혼자서 찾아온 숙소라 잘 모르기도 해서 겁이 나기도 했다. 팔려 가는 것은 아닌가 괜한 겁이 나기 시작했다. 몇 번을 기웃거리다가 너무 피곤하기도 해서 용기 내어 들어갔다. 너무 웃긴 건 카운터 옆에 pc방이 있었다. 카운터에서 인기척 내니깐 사람이 나왔고 다행히 내 숙소가 맞았다.
(중국은 빨간색을 좋아해서 빨간등이 많았을 뿐이었다.)
숙소 안내받고 들어갔는데 담배 냄새가... 다른 방도 다 그런가 싶어서 한국에 있는 중국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일단 카운터 가보라고 하더니 직원 바꿔달란다. 얘기를 하더니 룸 체인지를 해주었다. 다행히 담배 냄새는 나지 않았다. 내일 만날 공청단 친구에게 연락을 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거의 모든 상점들은 문을 일찍 닫았고 국숫집이 열려 있어서 들어갔다. 사실 한국에서도 음식 이름은 잘 외우고 다니지 않는 편이라 그림 보고 적당히 맛있게 생긴 거 주문했다.
나쁘지 않았다. 숙소 들어와서 짐 정리를 했다. 내일은 이쁜 친구를 만나야하니깐. 한 벌만 챙겨 온 사복을 옷걸이에 걸어놓고 잠을 청했다.
내일... 아주 큰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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