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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중국일주 12번째 쑤저우(소주) 여행, 아름다움을 찾아서.

by 긍정판다 2021. 8. 10.

쑤저우(소주), 'suzhou'로 기차를 타고 넘어왔다. 

이제는 긴장감도 없이 능숙하게 잘탄다. 소주가는 기차를 기다리면서 중국인 가족들도 만났는데 나의 큰 여행가방을 보면 외국인것이 튀가 나는지 다들 말을 건다. 내가 아주 바라던 현상이다(관종). 그러고보니 중국인 여행객 중에는 이렇게 큰 등산가방을 매고 다니는 사람이 없긴하다. 짐이 크다하면 다들 캐리어도 아닌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돈다발 가방 같은 것들. 확실히 등산 용품의 보급화는 대한민국이 최고다.

학생들에게 여행사진 소개를 할 때면 꼭 들어가는 소주이다. 어린 학생들이라 그런지 소주라는 이름 때문에라도 관심을 끌기도 한다. 그리고는 15년전에 중국어 교과서에 봤던 문구를 알려준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

그만큼 소주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유명하며 물의 도시, 중국의 베너치아라고도 불린다. 정원의 컬렉션이라고 할 정도로 정원으로 유명하고 4대 정원도 있다.(중국 4대 정원이며 세계문화유산인 졸정원은 가지 않았다. 정원이라고 하면 나에게는 거기서 거기라...)

야경이 이쁜 산탕지에(山塘街), shantang street.

난 소주에 도착하자마 야경이 이쁘다는 산탕지에로 왔다. 사실 난징에서 비슷한 것들을 봤기에 다른날에 더욱 새로운 것들을 보기위해 산탕지에 가게문들이 대부분 닫았을 것을 예상했음에도 곧장 달려갔다. 지하철로 갈아타고 싼탕지에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엄청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등산자켓과 가방이라 방수가 되어 곧장 걸었다. 큰 도로를 따라 걷다 어느 순간 샨탕지에가 보였다. 

비오는 산탕지에 가는 길

 

산탕지에

"와 역시 난징의 라오먼동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고 확실히 더 이뻤다." 
아래사진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피해서 혼자 셀카봉으로 20번은 찍은 것 같다.

낭만판다의 산탕지에



산탕지에를 구경하고 숙소 근처 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또 한 2km를 걸은 듯하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양주에서 걸어가며 들었던 体面(timian)이라는 구슬픈 노래에 흠뻑 빠져 한참을 걸어도 지친줄 모르고 걸었던 것 같다. 중국의 멜론인 QQ음악 어플을 처음깔고 지나가다 좋은 중국 노래 있으면 국내에 있을 때보다 더 소리 검색을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다.

쑤저우 숙소 가는 길


"나는 참 희한한 특성이 있는데 좋은 추억이 있으면 냄새와 소리와 연관지어 기억한다. 즐거웠던 첫 해외여행지의 비온 뒤 아스파트 냄새라던지. 그 당시에 들었던 노래라던지..."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푸는데 조명이 어두운건지... 이불색이 너무 누런건지 헷갈릴 정도의 상태. 대충 씻고 살에 닿으면 찝찝할 것 같아서 그냥 외출복 입고 바로 잠들었다. 

쑤저우 숙소


다음날 역시나 쉴틈없이 무거운 짐을 들고 열심히 걸어다녀서 그런지 얼굴이 퉁퉁 부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또 밖을 나왔다. 

 

손권의 북사탑(北寺塔)

우선 숙소 근처인 북사탑을 먼저 들렸다. 삼국지의 오나라 손권이 어머니의 건강을 기원하며 건축했다는데 North Temple Pagoda인 것보니 절인 것 같다. 탑 정상에 올라가면 소주 전체를 볼 수 있다는데 돈들어서 안올라갔다. 입구 앞에 기도하는 사람이 많은데 역시나 귀엽고 통통한 부처가 앉아 있다. 

쑤저우 북사탑(北寺塔)
쑤저우 북사탑


그리고 바로 호구탑(虎丘塔), 'the tiger hill'로 갔다. 

호구검지, 호랑이가 웅크려 앉아 있었고 검이 묻힌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들 사진 찍는다고 난리다.

호구탑(虎丘塔) 가는 길

국악 라이브 카페 만드는 것이 내 꿈이라 사진을 한 번 찍어 보았다.

호구검지(虎丘劍池)

 

호구검지(虎丘劍池) 풍학운천(風壑雲泉)

 

검의 모양의 못


칼이 묻혀있고 칼의 모양의 연못이라고 검지라고 하는데 사람이 제일 많이 몰려 있었다. 당대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곳곳에 글을 적었다는데 대단할 뿐이다. 줄로 매달려서 쓴거야? 신기하네. 이 연못에 빨간색은 왕희지, 파란색은 미불이 적었다고 한다.

호구탑이 있는 산의 높이는 40m인데 소주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호구탑은 춘추시대 오왕'합려'의 무덤이라고 한다. 매장한 지 사흘째, 흰 호랑이가 나타나 무덤을 지켰다하여 호구라고 불렸다고 한다. 중국의 피사의 사탑이라고 하는데 밑에 합려의 무덤 때문에 지반이 견디지 못해 저렇게 기울어졌다고 한다. 피사의 사탑처럼 세우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고분 발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거보고 조금 웃기긴 했지만 진짜 중국은 세계의 축소라고 느껴지긴 하더라. 없는게 없다.

합려가 묻힌 호구탑 虎丘塔



찾아보니 웃긴 것이 시인석이 있는데 칼로 바위를 반으로 베었다한다. 그리고 천인석이 있는데 합려와 함께 각종 보물들을 묻었는데 그 일을 하였던 인부들 천명을 죽였는데 그들의 피로 인해 붉은색을 띈다하여 천인석이라고 한다. 확인해본 결과로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사흘에 호랑이가 지켰다느니 이런 것 보면 사람은 참 믿고 싶은대로 믿고 듣고 싶은대로 듣는 것 같다. 그런것들이 심해지면 신격화가 되고 그러는 것 같다. 간절한 것이 있고 지키고 싶은 것이 있었나보다. 어쩌면 나도 그런 마음에 그 짧은 시간에 그냥 지나치지는 못하고 꾸역꾸역 다 들려보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구경하고 내려오니 배타는 것이 있었다.
소주 운하를 따라 산탕지에에서 호구탑까지 갈 수 있었다. 물이 좀 더러워 보이는데 여기서 빨래 하는 사람이 많다. 중국은 참 기술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데 변화에 못 따라가는 계층들이 여전히 많다. 

소주 운하


짐을 가지러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점심을 먹었다. 다른 주문들은 도전할 엄두가 안나고 괜히 새로운 것 시켰다가 돈만 날릴 것 같아 특색 요리가 있는게 아니면 무조건 계란밥을 시킨다. 그리고 배가 많이 고프다 싶으면 고등학교 때 맨처음 알게 된 음식인 위썅로우쓰 같이 생긴 요리만 추가로 시킨다. 나에겐 이 두가지가 최고의 음식이다.

계란밥과 위썅로우쓰


여튼 소주를 요약하자면 유적지에 관심 없으면 산탕지에서 낮과 밤을 보내고 다른 지역을 옮겨도 좋을 듯 하다.
기차역으로 왔다. 그 유명한 항주로 이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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