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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

중국일주 9번째 난징 여행) 중국 오랜 수도 남경에 입성하다.

by 긍정판다 2021. 7. 7.

지금부터 본격적인 리얼!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오늘은 장쑤성의 성도인 난징(남경)으로 가기 위해 린펀에서 시안공항으로 넘어왔다. 
기존에 계획이 바뀌기 전에 난징에서 주변지역 여행을 하고 상해에서 한국 넘어오는 계획이라 난징 비행기표를 예약했었는데 취소가 안되어 재계획 후에도 급히 난징으로 넘어오는 일정을 그대로 두었다. 저렴하게 구한 라운지도 포함 티켓이라 일단 라운지에서 간단히 밥을 먹는다. 공항 라운지 이용도 지금 난징에서 처음이다. 중국은 지역마다 지하철 짐 검사가 달라서(셀카봉 잡을 때도 있음) 공항에서도 뭔가 모를 긴장감이 있었다. 

난징 공항 라운지에서 일단 폭식


지금 제일 걱정되는 것은 난징에 11시쯤 도착한다는 것이다.

한적한 난징 공항


난징도착! 공항버스를 탄다. 앞 좌석에 젊은 중국인이 타고 있었다. 
어리숙한 척하며 폰을 보여주며 '나 여기 정류장에서 내릴 건데 알려줄 수 있을까?'로 시작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일단 무조건 '위챗 친구 추가!'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했는데 도움 받을 일이 있을까 했지만! 바로 도움받을 큰일이 생김.

난징 공항 도착


그 밤에 30분을 걸어 게스트하우스를 도착했는데 카드 없이는 엘레베이터가 움직이질 않는다. 33층이었는데 계단으로 걸어갈까 고민했는데 다행히 경비아저씨가 오신다. 사정을 말씀드리고 올라갔는데 느낌이 싸하다...

조용한 것이 느낌이 쎄하다.
설마 했는데 문이 닫힌 난징 게하


문이 잠겨있다.
"응?"


"응????"


"?????????????????????????????????"

진짜 너무 당황했다. 중국에서 첫 게스트하우스인데 어쩐다...
내 유심칩은 번호가 없는 데이터만 있는 유심칩이라 전화도 안된다. 
바로 난징 버스에서 만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대신 전화를 해주더니 설 연휴라 오늘 쉬는날이란다. 자기가 숙박이 가능한 곳을 빨리 찾아보겠다고 한다.
거리로 나왔다.
11시가 넘어서 이미 길은 한산하다. 도시는 매우 세련됐는데 내 모습은 처량하다.

썰렁한 난징의 밤


친구가 자리가 남은 숙소 위치를 보내줬다. 또 1km를 걸어 가는데 위치가 계속 ktv라고 뜬다. 

게하 찾아가는 길

노래방이랑 같이 하는 숙소인가 싶어 진짜 노래방으로 들어가봤다.

난징 KTV


사람만 한 가방을 메고 들어가니 다 쳐다본다.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다 엄청 웃는다.^^

여행동안 메고다닌 가방


그러더니 gege 같은 종업원 한분이 따라오라더니 직접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엘레베이터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었다.
숙소 앞까지 안내해주시고 가셨다.

kTV 직원과 함께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니 젊은 여자친구들이 야식을 먹고 있었다. 나보고 앉아라더니 수고했다며 치킨너겟 같은 것을 건네줬다. 너무 감동했다. 그때 처음 먹어봤다. 지파이를.
딸기도 줬다. 너무 따뜻했다. 

그때 그 기분은 겨울에 집 잃어버린 어린이가 동네 주민 집에서 잠깐 보호받는 그런 느낌이랄까 

방으로 들어가니 영화에서나 보던 '따꺼" 형님들이 누워있었다. 너무 무서웠다. 이거 자다가 장기 털리는건 아닌가 걱정했다. 2층 침대로 올라가 일단 짐을 최대한 끌어안고 잤다. 
무사히 아침이 밝았다. 

난징의 아침



거실로 나가니 한국말이 들린다. 젊은 여자애가 런닝맨을 보고 있었다. 반가워서 한국말로 인사했다. 그렇게 또 친구가 생겼다. 이 친구는 쓰촨 성의 면양 출신의 친구인데 난징으로 워킹홀리데이 왔단다. 오늘 같이 여행하자고 해서 바로 오케이를 외쳤다. '재수~~'

먼저 난징대학살기념관에 들렸다. 첫 번째 충격은 밤엔 아무도 없더니 설 연휴인 아침에는 정말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많았다. 정말 중국인들로만 중국 관광이 부흥하겠다. 내수경제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도에 밀리듯 인파에 밀려 꾸역꾸역 구경했다. 비까지 내려 찝찝하기도 했다. 

난징대학살 기념관

 

하지만 학살당했던 일본의 만행을 보자니 우중충한 날씨가 비통함을 더욱 움직였다. 기록에 따르면 40일 사이에 30만명의 중국인을 살해했다고 한다. 두 번째 충격은 정말 일본 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비극적인 내용을 적나라게 들어냈다. 희생당한 사람들의 이름이 다 적혀있으며 유골, 유골이 있던 흙까지 그대로 전시해뒀다. 이런 기념관에 설 연휴에 관람객이 넘쳐 난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기념관 접근성도 나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무언가 똘똘 뭉쳐진다는 느낌이랄까. 같은 입장의 한국인으로서 비통함 마음으로 무리에 이끌려 숙연한 마음으로 관람했다.

난징대학살기념관 인파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화의 상 앞에서 사진 짝!

난징 평화의 상


그리고 중국 3대 박물관인 난징박물관으로 왔다. 진짜 규모가 장난아니다. 중국의 스케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고대부터 유물들을 볼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지하에 중국 근대거리를 재현한 곳인데 이런 실내에 리얼하게 거리를 구현해뒀다. 무료니깐 시간 되면 쭉 유물들 둘러보고 여기 와서 구경하고 가면 좋을 듯하다. 기념품을 많이 팔고 고전 공연도 한다. 흔히 아는 거리에서의 소문을 알려주는 이야기꾼들을 재연해 놓았다.

난징박물관
난징박물관 근대거리
난징 박물관 공연


박물관 구경 후 남자애 한 명이 더 온다. 3명에서 같이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난징에서의 명소 푸쯔먀오(부자묘). 공자를 모시는 사당이 있고 공자아카데미 같은 곳에서 큰 행사를 했다. 주변일대 건물들이 모두 전통양식으로 되어있어 정말 운치 있고 영화 세트장에 있는 느낌이다.

푸쯔먀오(부자묘) 앞의 강과 등불. 그리고 야시장들. 난징의 화려한 야경을 볼 수 있다. 큰 도시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은 너무 부러웠다. 
언젠가 사라지길 위기인 내 고향에 이런 행사를 유치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져본다.

난징 푸쯔먀오(공자묘)
난징에서 꼭 먹어야한다는 음식


그리고 중국의 전주한옥 마을 같은 옛 거리인 라오먼동으로 왔다. 쑤저우(소주)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아는데 쑤저우보다 후에 만들고 큰 도시라 그런지 더 이뻤다.

라오먼동 강
밤이 화려한 난징



그리고 근처 원림으로 옮겼다. 명나라 개국 공신의 자택이라고 한다. 친구가 4대 정원이라고 꼬셔서 왔는데 그건 아니었다. 쑤저우에 4대 원림이 있었다. 나도 제1원이라고 있어서 혹했다.
안에 태평천국 박물관과 정원, 연목이 있고 바위로 만든 인공산이 있다.
밖은 시끌벅적, 여기는 차분한 것이 쉬어가기 좋은 듯하다. 얼마 안 하지만 입장료는 있었다.


북방의 정원은 규모, 남방의 정원은 작지만 수려하다고 한다.


숙소로 돌아와서 거실에서 쉬는데 중국 단체 가족 관광객(중국은 가족들 전체가 게스트하우스도 쓰는 듯 함)들이 몰려와 나에게 관심을 가지더니 먹을 것도 주면서 꼭 들렸으면 하는 지역들을 알려주기도 했다.


'전장'으로 이동하는 난징의 마지막 날에는 그냥 가기 아쉬워서 1시간만이라도 어디든 구경하고 가자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20kg는 되는 가방을 메고 비 오는 날을 걸었다.

중산릉으로 출발!
입구에서 관람기차표를 구입해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역사책에서 잠깐 보았던 중국의 혁명가인 쑨원의 묘인 중산릉이다.
한참을 등산하다가 도저히 차 시간과 맞지 않아 중산릉을 가기 위한 392개의 계단도 못 가고
쑨원의 정신인 '박애'가 적혀있는 곳에서 돌아섰다.

중산릉 박애
20kg 넘는 가방을 메고 다니느라 진짜 너무 지쳤다.


남아서 더 구경해도 좋긴한데 이런 곳은 언젠가 또 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여기 현지인 친구를 따라다니면서 들어보지도 못했던 도시를 구경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미련 없이 돌아섰다.
(난징 친구 덕에 후에 정말 뜻하지 않은 것들을 만나게 된다.)  

 

중국 전장(진강)시를 가기 위해 난징 터미널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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